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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생각 Essay 短想

다이아몬드와 흑연

비온뒤 저녁 전망

 

간만에 피곤한 엄마를 대신해 딸아이와 치킨을 뜯습니다.

 

딸 : 아빠 다이아몬드는 귀하고 비싼 보석이잖아?

 

아빠 : 그렇지. 

 

딸 : 그런데 흑연이 다이아몬드가 되는거라며?

 

아빠 : 어.. 뭐 말하자면 친척 관계쯤 되는거지

 

딸 : 비슷한데 흑연은 연필심에 들어가는 흔한거고 다이아몬드는 누구나 갖고싶어하는 보석이잖아.

       그건 희귀해서 그런거기도 한건가?

 

아빠 : 어 그렇지 아름다운 보석들이 많긴 하지만 다이아몬드는 희귀하기도 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기도 하니까.

 

딸 : 그럼 흑연도 다이아몬드처럼 희귀하다면 그만큼 비싸고 소중한 물건이 될 수도 있겠네?

 

아빠 :

그렇지 사실은 다이아몬드도 처음부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유명한 보석은 아니었어.

다이아몬드가 희귀한 보석이었던건 사실이지만 지금처럼 결혼이나 사랑의 상징으로 사람들에게 유명했던건 아니야.

다이아몬드는 희귀하기도 했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는 보석이 아니었는데 미국의 대공황을 겪으면서,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광산을 가지고있던 드비어스 (DE BEERS) 는 회사가 어려워지게 되었어. 

이 위기를 넘기 위해 드비어스가 새롭게 만든 광고의 카피가 그 유명한 "다이아몬드는 영원히 (A Diamond is Forever) " 라는 문구였지. 그리고 이 광고문구에 걸맞는 이야기를 만들어 내게 된거야.

다이아몬드는 지구상에서 가장 단단한 물질중 하나로 어떠한 것으로도 쪼개지지 않고 화학적으로도 안정적이어서 시간이 지나도 전혀 변질되지 않아 영원한 사랑을 상징한다는 이야기였어.

보석의 로맨틱한 속성을 생각해보면 너무 딱딱한 이야기 같지? 

하지만 사람들은 그 다이아몬드의 속성, 본질을 사랑과 연결한 마케팅에 설득되어 영원한 사랑을 약속하는 결혼의 상징으로 다이아몬드를 선택하기 시작했고 드비어스의 다이아몬드 반지는 청혼을 위한 필수품이 되었지.

그 자체의 아름다움과 별개로 영원히 변치않는 자신의 특별함을 이야기에 담아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거야.

이전까지 크게 쓰임이 없던 리튬(Lithium) 이라는 광물이 전기차나 배터리의 소재로 지금 엄청나게 각광받는걸 보면 사람들이 가치있다고 생각하는것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바뀔 수 있는거야.

 

딸 : 어 그러게 

 

아빠 : 모든 친구들이 다 공부를 열심히 하고 영어, 수학을 잘하는 어린이가 된다고 치면 결국 자신만의 가치와 개성을 가진 친구가 더 빛을 발휘하는 때가 올거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공부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것을 만들어가는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딸은 역시 아빠에게 말 시킨걸 후회한다는 듯한 표정으로 한마디 합니다.

 

딸 : 아빠는 참 말을 잘하는것 같아. 글이라도 써보면 좋을것 같아.

 

네 이제 말을 줄일 때인것 같군요.

요즘 회사에서 떠들일이 많이 줄어 안타까운 아빠에겐 참 즐거운 시간이기도 했고 딸은 아빠의 수다를 제법 나이스하게 잘 받아줄 만큼 또 자라있네요.